수원 성곽 양지 구릉에 찾아 봄 온 손님
누런 작년 잔디 사이로 삐죽 나오는 녀석의 폼이 민들레다.
아직 민들레 시기가 아닌데...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지런하게도 특유의
노랑 꽃잎을 살포시 보인다. 물론 아직은 빗지 않은 머리 처럼 후질그레 하다.
살펴 보니, 이놈은 목이 없다.
아니 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잔뜩 웅크려 목을 옆으로 뉘어 꽃술을 키웠다.
‘ 세상에나 민들레는 무엇이 두려 웠단 말인가 ...그냥 고개를 들지 ’
민들레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곰곰 생각해 보니
아직은 찬바람, 낮은 기온, 그리고 갑자기 몰아 칠지도 모를
진눈깨비를 대비 하는 것 같다.
또 누군가의 발길에 밟힐 까봐,
자세를 낮추고 위를 보는 것은 아닐까
민들레는 민들레가 살아 남는 방법으로 꽃을 키운다.
민들레를 밟지 말자
이제 따듯한 봄날을 지나 무더운 여름날
민들레는 다시 긴 대롱 목을 뽐 내며 태양을 우러러 꽃술을 키울 것이다
갓털(홀씨)을 날리며 본연의 모습 민들레로 돌아 올 것이다.
납작 업드린 민들레 모습은 왠지 어색하다.
목이 자유로워야 한다.
민들레라고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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